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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이 사는 집은 1938년에 지어진 약 90년 된 구옥입니다. 동두천에 위치한 이 낡은 집을 처음 봤을 때 저도 솔직히 '이게 실제로 사람이 사는 공간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이 공간에는 다른 어떤 인테리어 화보에서도 볼 수 없는 밀도가 있었습니다.
1. 1938년생 구옥, 불편함이 낭만이 되는 공간
이 집은 지하수를 펌프로 끌어올려 생활용 수로 쓰고, 전력도 발전기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명백히 불편한 환경입니다. 그런데 김민 배우는 이런 환경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고 했는데, 처음엔 저도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지하수 펌프 방식이란 지표면 아래의 대수층(帶水層)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도시 상수도 대신 땅속 물을 직접 퍼 올려 쓰는 것인데, 수질 관리를 스스로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배우가 그 삶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공간 자체의 분위기도 범상치 않습니다. 한국인데 프랑스 같기도 하고, 발리 같기도 한 이 묘한 혼종의 미감은 특정 스타일로 설명이 안 됩니다. 이른바 에클렉티시즘(Eclecticism) —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요소를 의도적으로 혼합하는 인테리어 철학 — 을 교과서적으로 구현한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계획한 것이 아니라 살아온 흔적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이 더 인상적입니다.
제가 직접 이런 공간에서 살아본 경험은 없지만, 그 영상을 보는 동안 묘하게 부럽다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자기 공간'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개인의 철학을 담을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 준공 연도: 1938년 (약 90년 된 구옥)
- 생활용수: 지하수 펌프 방식
- 전력: 발전기 의존
- 공간 미감: 에클렉티시즘 — 동서양·시대 혼합형
2. 구옥라이프의 핵심, 직접 짓고 고치는 장인정신
김민의 아버지는 평생 미장(美裝) 일을 하셨습니다. 미장이란 건물의 벽이나 바닥에 시멘트·모르타르 등을 발라 마감하는 기술직으로, 숙련에 수년이 걸리는 전통 건축 기능입니다. 그 영향으로 김민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3층 건물 신축 현장에서 실제 일을 도왔고, 그 경험이 현재 구옥 보수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벽의 갈라진 틈을 시멘트로 직접 메우고, 마당의 부서진 의자를 손수 고치고, 조선시대 도구처럼 보이는 목공 작업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은 단순한 취미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건 공간에 대한 오너십(ownership) — 즉 공간을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체화하는 태도 — 의 표현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과 미장 기능 사이의 간극이 워낙 크다 보니, 처음엔 연출된 장면이 아닐까 의심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로부터 직접 기술을 체득했다는 배경을 알고 나서는 그 의심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기술에는 거짓이 없으니까요.
'직접 고치는 삶'이 낭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이상으로 봅니다. 고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로 '소유'할 수 있다는 감각 — 이것이 이 배우의 구옥라이프를 다른 셀럽의 감성 공간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3. 서른 넘어 떠난 해외도전, 무모함인가 용기인가
김민은 20대 후반까지 한국에서 건축 일을 하다가 갑자기 영어도 못 하는 상태로 뉴질랜드행을 선택했습니다. 언어를 빨리 익히기 위해 현지 연기 학교에 등록했고, 이후 호주와 영국을 오가며 약 8년을 무대 위에서 쌓았습니다. 이른바 이머전 러닝(Immersion Learning) — 언어를 학습 대상이 아닌 생존 도구로 써서 빠르게 체화하는 방법론 — 을 본능적으로 택한 셈입니다.
저도 젊었을 때 외국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영어도 안 되는데', '나이도 있는데', '지금 하던 일은 어떡하고'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제 경험상 이 세 가지 핑계가 나오기 시작하면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게 됩니다.
김민이 특별한 이유는 이른 나이에 용기를 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서른이 넘어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났다는 것 — 이게 핵심입니다. 무모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것이 오히려 이 사람의 결정에 신뢰가 가는 이유라고 봅니다. 완벽히 준비된 도전은 실제론 거의 없으니까요.
영국 연극계에서는 무대 훈련 방식으로 물리적 연기(Physical Theatre)를 중시합니다. 여기서 Physical Theatre란 대사보다 몸의 움직임과 표정으로 감정과 서사를 전달하는 연기 훈련 방식입니다. 김민이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무술과 연기를 동시에 소화하며 태국인으로 오해받을 만큼 완성도 높은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이 8년의 무대 경험이 있다고 저는 봅니다.
4. 98년식 오토바이와 초심, 그 낭만 가득한 삶의 태도
집 한편에 놓인 1998년식 오토바이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물건입니다. 김민은 이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했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지금도 이 오토바이를 운용해 왔다고 했습니다. 유명해진 뒤에도 바닥의 감각을 잊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선택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집 안 곳곳의 오브제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올리브유와 발사믹 소스를 통에 담아 직접 보관하고, 벽면에는 과거 유명 배우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이런 디테일은 공간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것'이 쌓인 결과입니다. 제 경우엔 인테리어를 의식적으로 고민할수록 오히려 공간이 어색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이런 자연스러운 밀도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거꾸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사색하는 습관이나, 은사로부터 받은 프랑스 광대 수업(Clown Theatre) 관련 서적을 읽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Clown Theatre란 광대 분장과 과장된 신체 표현으로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유럽 무대 예술 장르입니다. 그런 서적을 곁에 두고 읽는다는 것은 이 사람이 지금도 배우로서의 탐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연구에 따르면 배우의 자기관리 방식과 연기 지속성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으며(출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실제로 오랜 커리어를 이어온 배우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일상 속 루틴의 유지'라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됩니다. 98년식 오토바이와 구옥 보수, 강가의 사색이 그 루틴의 전부인 이 배우의 방식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자기 관리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배우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도 자기 주도적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배우일수록 직업 지속성이 높게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 김민은 동두천 구옥을 직접 소유한 건가요?
A. 소유가 아니라 임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친분이 있던 지인의 집을 현재 빌려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유와 임대를 구분해서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공간에 들인 시간과 손길을 보면 소유 여부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김민 배우가 외국에서 산 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A.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호주, 영국을 오가며 약 8년간 해외 생활을 했습니다. 20대 후반에 건축 일을 그만두고 떠난 것으로, 이른 나이의 도전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른 이후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될지 저도 자문하게 됩니다.
Q. 김민이 나온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은 어떤 작품인가요?
A. 킬러들의 쇼핑몰은 독특한 설정과 액션으로 주목받은 드라마로, 김민은 여기서 태국인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실제 태국인으로 착각할 만큼 외모와 연기가 자연스러워 화제가 됐는데, 저도 처음 볼 때 한국 배우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8년간의 해외 무대 경험이 이 연기력의 배경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Q. 구옥 라이프가 실제로 유지 가능한 생활 방식인가요?
A.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기술과 체력, 그리고 불편함을 감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감성으로만 접근하면 오래 못 버틴다는 의견도 있는데, 김민처럼 미장 기술과 목공 능력이 실제로 갖춰진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준비 없이 따라 하기엔 어렵지만,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선택지를 넓혀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론
'나 혼자 산다'가 처음 방영됐을 때의 취지는 솔직한 1인 생활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잘 꾸며진 공간과 세련된 일상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 됐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맥락에서 김민의 등장은 프로그램이 잠깐 숨을 고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서른이 넘어 영어 한마디 못 하는 상태로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탄 사람, 90년 된 구옥을 손수 고쳐 사는 사람,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지금도 곁에 두는 사람 — 이 세 가지 장면이 저에게는 한 사람을 설명하는 가장 정직한 요약으로 느껴졌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관심이 생기셨다면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